2009년 04월 14일
요근래 정말 너무 싱숭생숭해서 기분 내키는데로 글을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 전공이 컴퓨터인데, 쉬면서 느끼지만, 컴퓨터에 대해서 점점 손을 놓고 멀어지고 있는듯 보인다.
물론 마음보다는, 육체적(?) 코딩 횟수도 급격히 줄어들었지만, 독서량, 공부량이 턱없이 줄어들었다.
이러면 안되는데라는 생각을 가지며, 동아리 홈피에 올라와있는 후배의 글에 높으신 선배의 답글을 보며 나도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제목처럼 "프로그래밍의 맛을 기억하는가?" 무슨 프로그래밍이 요리, 음식이라고 생각하기에 맛이 있다고 느껴지겠는가? 라고 생각하겠지만, 그 맛을 표현하자면 꿀맛같았다고 해야하나? ㅎㅎ
선배의 글을 인용하자면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처음부터 좋아했다는 사람 한번도 본 적 없다.모두 어떤 계기(motive)가 있었기 때문에 시작하게 되는 거다" 라고 말씀하셨다.
나도 그러했다. 고등학교(실업계) 입학하면서, 대회를 준비하는 기능반(동아리)이라는 곳을 들어가게 되었다. 사실 처음에는 대회를 나가는 목적보다는 학교와서도 컴퓨터를 계속 만질 수 있을 것 같고, 게임(스타)를 하루종일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면접을 보고 합격해서 들어가게 되었다.
들어가서 보니 생각과는 조금 달랐다. 게임을 할 수 있을거란 생각들은 저멀리 날아가고, 아주 밑바닥 일부터 하게 되었다.
밑바닥 일? 그건 뭘까? 우리는 저녁때 까지 남아서 공부를 하기에 기능반이라는 곳에서 저녁을 해먹는다. 그래서 항상 학교 수업이 끝나면 잠시 와서 책 보다가 저녁준비로 라면을 끓인다. 밥을 한다. 이런일들은 전적으로 막내(1학년)가 한다. 집에서도 안하던 일들을 어쩔수 없는 환경이 되다 보니 군말없이 하게된다. 상을 다 차린다음 선배를 부른다. 그리고 맛있게 먹고, 우리는 설거지를 한다. 그렇게 설거지를 하고 난 후 자리와서 앉아서 책 한시간 정도 보고, 기능반을 나선다.
위 내용을 쓰면서, 그 때를 회상하면 정말 밥차려주는 식모였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 공부 할 시간은 기껏 2시간도 안됐다.
그리고 또하나 지금 생각하면 우스운 일이, 3학년 선배가 들어오면 우리는 하던일을 멈추고, 키보드에 얼굴을 달랑말랑 해서 파 묻고 있어야 했다. 선배 얼굴을 보지 못햇다. 진짜 지금 생각하면 무슨 얼토당토아닌 이상한 곳이구나 라고 생각이 들지만 그때는 순수했기에 그저 그렇게 해야 하는구나 라고만 생각하고 지내었다.
이런 생활속을 점차 익숙해져 가고 있을 즘, 나에게는 충격적인 일이 있었다. 그게 나에게 프로그래밍? 컴공부?를 해야겠다는 결심 또는 자극을 준 계기가 되었다. 그 과거 이야기는 이렇다. 우리 전자과 홈페이지를 만들어야 하는데, 우리 기능반에서 만들기로 했었다. 근데 1학년 내 동기들은 나를 제외하고 총 2명이였다. 그런데 한명은 그당시 정보처리기능사를 가지고 있고, 한명은 플래쉬를 좀 만져봤었던 애들이였다. 그 와중에 3학년 선배가 우리에게도 조금의 일을 분배해주셨다. 너는 이거하고, 너는 요고해라. 하지만 나에게는 뭐 할줄 아냐고 묻더니, 대답을 못하자 "넌 그냥 대회문제 중 워드 치는거나 연습해" 라는 말을 하셨다. 그 한마디가 나를 강하게 만들었다. 난 홀로 타자를 치며, 동기들보다 못하다는 것에 대해서 한탄했고, 거기서 안주하던지, 좌절하지 않았다. 오히려 난 독기를 품었다. 나도 꼭 무언가 잘해서, 보란듯이 보여주겠다. 라고 말이다. 그렇게 충격적인 그 한마디를 가슴에 새기고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아니, 무식하게 공부했다. 그러던 해에 같이 하던 동기들이 사정으로 인해 한명씩 도중하차를 하고, 나홀로만 남았다. 사실 많이 말렸다. 어린 마음에 그 애를 위해서 나가는 것을 말렸다기 보다는 혼자 남는게 두려워서 그랬었다. 그래도 결국에는 나갔다. 그렇게 혹독하게 혼자서 살아남았다.
그 해 방학때 나에게 프로그래밍의 맛을 느낄 수 있게 해주신 담당선생님이 말씀하셨다.
"프로그래밍이란 계단과 같다. 아무리 공부해도 발전하는 그래프를 보자면 일직선처럼 조금씩 가다가, 어느 순간 프로그래밍이란 것에 대한 눈이 띄일때가 있다" 라고 말이다. 난 이말 또한 가슴에 새기고 아직까지도 잊지 않고, 힘들어 하는 후배들이 있다면 나의 시기를 떠올리며 말을 건넨다.
그렇다. 저말을 듣고도 쉽게 저 말에 공감할 수 없었다. 하지만 방학때 홀로 나와서 공부하던 그때 백날 책(1000페이지이상)을 읽어도 정작 문제지를 보면 손을 못데는 내자신이 한없이 초라해 보였다. 아마도 맹목적으로 다 읽으면 될꺼야 라는 생각으로 접근해서 그랬던것 같다. 그 많은 내용들을 어디에 써야 하는지 모른체 말이다. 그래서 선생님이 2학년 선배한테 한문제만 같이 풀어달라고 해서 같이 했는데, 선배성격이 내 생각에는 내향적이라 말이 별로 없었다, 그렇기에 제대로 이야기도 못해봤다. 그렇게 선배는 학원을 가야 하기에 기능반을 나가면, 난 너무나도 그 문제의 해답이 궁금해서, 선배가 떠난지 30분정도 흐른 후, 몰래 선배 컴퓨터를 켜서 답안지를 하나 빼왔다. 그때는 정말 무슨 범죄를 저지르는 마냥, 정말 떨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형, 그 파일 답좀 주세요! 라고 말했으면 되는데, 그 당시에는 그런 말을 할 용기가 없었던 것 같다. 그렇게 몰래 하나를 가져와서 집에서 펼쳐보기 시작했다. 이제 거기서 부터 나의 궁금증이 풀리기 시작했다. 분명 문제 해결에 대한 다은 무수히 많다. 하지만 그 무수히 많은 답이라고 해도 난 한가지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했다. 그래서 선배가 푼 답지를 보고, 난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단 작동을 했기 때문이다. 내가 작동시키지 못했던 부분을 선배는 했다는 것이 중요했다. 그 답을 보면서, 그제서야 죽어라 무식하게 봤던 책들의 내용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저 암기하려 했던 정보들이 드디어 어디에 씌여져야 하는지를 알게 되는 상황이였다.
정말 이 당시에는 누구도 맛볼 수 없는 희열을 느꼈다. 아마도 이 느낌때문에 더더욱 이 컴퓨터 분야, 프로그래밍에 헤어나올 수 없는 늪에 빠져버린건지도 모른다. 정말 짜릿했다. 그리고 나선 붕떠있던 나의 지식들이 차츰차츰 개념있게 정리되고 있었다.
쓰다보니 완전 과거를 되돌리는 글이 되어버린것 같다. 사실 쓸말은 더더욱 많다. 하지만 여기서 각설하고 내가 생각했을때 내가 이쪽에 발을 들여놓은 계기로 위와 같은 환경(열악한 ㅠㅠ), 경쟁심(나만 왕따 시켜 ㅠㅠ), 조언(선생님의 지지!!)등을 통했기에 기본적인 발판을 만드는데 아주 크나큰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그 당시의 맛을 지금도 난 생생히 기억한다.
하지만, 그 맛을 이후로, 사실 아직 이렇다한 맛을 제대로 느껴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분명히 또다른 맛이 있을 텐데 말이다. 그 부분이 아쉽다. 아직 조금의 시간이 있다.
그 안에 다시 한번 맛을 느끼고 싶다!!!
# by acedon | 2009/04/14 01:21 | Thinking & Feeling | 트랙백 | 덧글(3)